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농구선수에는 별로 애정이 없지만 신발에 대한 집요함은 매우 좋아한다. 팬 만큼 안티 팬도 많은 브라이언트지만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신발에 욕심부리는 모습 만큼은 안티 팬의 입장이 아닐 것이다. 나이키는 르브론 제임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르브론이 보여주는 신발에 대한 심드렁함은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줌 코비 라인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다. 각종 매체와 자료를 통해 브라이언트가 보여주는 신발 오타쿠스러운 모습을 보면 줌 코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285mm 기준으로 330g의 무게는 전작과 비교해 약 15g이 줄어든 수치이다. 무게는 줄어들었지만 신었을 때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갑피와 중창이 전작보다 간결해져 더 가뿐한 느낌은 받을 수 있다. 줌 코비4와 사이즈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지만 발목이 없다시피 하여 잡아주는 맛이 없기 때문에 평소보다 5mm 내려 신는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줌 코비4를 처음 신어본 후의 느낌은 매우 상쾌했다. 부드러운 중창의 영향도 있었지만 신발이 발을 잘 잡아줘 가뿐한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줌 코비4를 사랑 받게 만들었던 그 가뿐함이 줌 코비5에서는 한층 더 강조되었다. 하나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인조 소재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설명 대로 축구화를 연상시키며 가죽을 함께 사용한 전작과 비교해 발을 더 자연스럽고 가뿐하게 잡아준다. 보통 농구화의 갑피에 인조소재를 사용하면 이질감을 느끼게 되지만 줌 코비5는 어느 때보다 얇은 필름 같은 소재를 사용하여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전작에 비해 발등을 더 부드럽게 잡아주는 능력 또한 매우 훌륭하다. 줌 코비4는 신발 끈을 최대한 조일 경우 발을 너무 심하게 잡아줘 압박감이 심했지만 줌 코비5는 얇고 유연한 갑피 덕분에 통증을 수반하는 압박감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발을 잡아주는 힘은 줌 코비4가 더 강하지만 발에 착 감기는 느낌은 줌 코비5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전작과 비교하여 플라이와이어를 사용한 면적은 비슷하지만 케이블을 더 많이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독특한 설포를 사용한 것은 줌 코비4의 압박감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두 겹의 메쉬만으로 이루어진 줌 코비4의 설포가 압박감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는지 줌 코비5는 메쉬와 스폰지를 함께 사용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폰지를 설포 전체에 사용하지 않고 구멍을 뚫어놓은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줌 코비4의 설포는 1990년대 초반의 나이키 농구화처럼 두툼하지만 줌 코비5의 설포는 정통 다이내믹-핏의 설포를 가지고 있다. 줌 코비4 또한 다이내믹-핏 설포였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두툼한 설포로 변경한 이유는 신발 끈을 강하게 조이면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전작에서 통증 때문에 두툼하게 만든 설포를 줌 코비5에서 정통 얇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줌 코비4보다 발목이 낮고 설포를 통해 발목을 잡아주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 정말 축구화 혹은 러닝화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사이즈를 선택하기 전에 꼭 끈을 최대한 조여보고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발목 부분에 굴곡이 충분해 뒤꿈치를 고정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워낙 발목이 낮기 때문에 사람마다 슬립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줌 코비4의 중창은 매우 훌륭하다. 얇은 정통 파일론을 사용해 유연성과 반응성을 모두 잡았다. 그러나 줌 코비5는 나이키가 가장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던 90년대 중후반의 파일론을 다시 가지고 왔다. 그 당시의 부드럽고 푹신한 질감이 지금의 줌-에어와 나이키를 있게 했다는 것은 과장이겠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이키 농구화의 느낌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러닝화 중에서도 경량성을 무기로 하는 러닝화만큼 부드럽고 얇지만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은 줌 코비5의 백미다. 농구화가 이렇게 가뿐하고 부드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워 걱정이 될 정도이다. 줌-에어를 신뢰하지 않지만 발의 피로도가 줌 브레이브와 줌 플라이트 V보다 현저히 적고 충격흡수 또한 훌륭하다. 줌 코비4 역시 발을 피곤하게 만드는 신발은 아니지만 더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발이 피로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복숭아뼈를 절반 정도 커버하는 줌 코비4를 완전한 로우컷이라고 보기에는 발목이 다소 높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말 아무것도 잡아주지 않는 진짜 로우컷이다. 줌 코비4를 신고 경기를 할 때에도 발목에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발목이 돌아가는 것과는 별개로 발목에 가해지는 힘을 신발이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발목이 더 낮아진 줌 코비5 또한 발목에 가중되는 피로를 막을 수는 없다. 이것을 피하려면 테이핑 밖에 답이 없을텐데 일반인이 테이핑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므로 발목에 가해지는 피로는 감안해야 한다. 줌 코비5가 전작과 비교해, 그리고 최근에 함께 발매된 모델에 비해 가격과 디자인, 퍼포먼스에서 가장 눈에 띄지만 발목 보호가 아닌 피로도를 감당할 수 없다면 줌 코비5는 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한 발목이 너무 낮으니 발목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발목을 고정하여 슬립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슬립이 일어나지 않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사이즈를 선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접지력이 정말 좋은 만큼 내구성에 대한 걱정도 크다. XDR 아웃솔을 사용한 줌 코비5 X가 아닌 표준 줌 코비5의 아웃솔은 마모가 눈에 띌 정도로 아웃솔이 부드럽다. 부드러운 만큼 흡판처럼 코트를 잡아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중창을 지탱해주지만 얇고 부드러운 심장박동 패턴의 아웃솔은 실내에서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지우개 중에서도 훨씬 부드러운 잠자리 지우개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한 신발이 너무 가뿐하고 부드러워 아웃트리거가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발목이 낮은 만큼 아웃솔의 면적이 더 넓었으면 하지만 무게와의 싸움 때문에 아웃솔을 마음껏 넓게 가져갈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아웃솔의 면적과 무게 사이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줌 코비4의 성공이 로우컷 농구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준 것 같다. 줌 코비4도 로우컷이지만 그래도 대중의 눈치는 본 것 같지만 줌 코비5는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낮게, 가볍게, 간결하게 만든 것 같다. 전혀 눈치를 보지 않아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로우컷 농구화로서는 가장 높은 완성도를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아야 할 시그너처 모델로서 결벽증까지 느껴지는 간결함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먹히느냐가 2010년의 성과를 가늠할 것으로 본다. 퍼포먼스에 비하면 가격도 높지 않아 줌 코비4의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좋아하는 음악가가 어떤 음악을 발표할지 기대되는 것처럼 코비 브라이언트가 어떤 신발을 내놓을지 기대하는 단계가 되었다. 심드렁한 르브론 제임스에 비해 신발에 열심인 모습을 보면 브라이언트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신발에 더 믿음이 가기도 하고 다음에는 어떤 신발일까 기대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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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th, 2010
x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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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발목걱정때문에 로우컷은 못신는 저이지만, 항상 워킹용으로라고 구매해서 사보고 싶은 줌코비5 네요…
너무나 많은 인기로 세일 폭이 적어 사기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어웨이용으로 한컬레는 꼭..ㅎㅎ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매우 뒤늦게 리뷰를 다시 보는것도 습관이 되어버렸네요;;;
코비시리즈가 이쁘긴 한데…로우컷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바라만 봅니다..
그나저나 브롱이도 신발에 관심좀 높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