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SPEED LOW X

로우컷이 어느 때보다 득세하고 있지만 10만원 아래의 로우컷은 농구화라기 보다는 ‘농구화 모양의 쿠션이 좋은 가죽 신발’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그래서 보통 10만원 아래의 모델은 농구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잊혀진다. 그러나 9만9천원의 줌 스피드 로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썩 가벼워 보이지는 않지만 285mm 기준의 무게가 360g이다. 줌 코비4를 닮은 디자인이지만 설포는 줌 브레이브3와 닮아 일본이 주도하여 아시아를 겨냥한 모델처럼 보인다. 그러나 줌 스피드 로우는 올 봄과 여름에 전세계로 발매되는 모델로 XDR 아웃솔 버전이 아시아에 먼저 발매되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줌 스피드 로우는 드림 시즌의 솔 유닛을 재활용했다. 솔 유닛의 재활용 덕분에 드림 시즌의 체감 사이즈까지 그대로 가져와 사이즈의 선택이 다소 까다롭다. 실제로 285mm와 290mm가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사이즈 선택이 어렵지만 되도록 크게 신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로우컷이면서도 발목을 잡아줄만한 패드와 굴곡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사이즈가 애매해서 작은 느낌이 들더라도 힐 슬립을 막기 위해서는 여유를 두지 않는 사이즈 선택이 필요하다. 토박스가 넓은 신발도 아니어서 널은 발 때문에 5mm 정도 올려 신는 사람이라면 100% 슬립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신발 끈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발목을 고정하는 능력은 아쉽지만 그 외에는 쓸만한 수준이다. 편안하거나 부드러운 맛은 전혀 없지만 발등을 감싸고 고정하는 점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끈 구멍이 여섯개 뿐이라서 우려를 했으나 보는 것과는 다르게 발이 신발 안에서 움직이는 일은 없었다. 도리어 토박스와 발등을 감싸는 패턴트 레더 덕분에 발등 고정은 가격대에 비해 훌륭한 편이다.
설포에 연결된 신발 끈 고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끈 고리의 위치가 적당하지 않아 끈의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끈 고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설포가 돌아가는 일은 없으니 과감히 생략해도 좋다.
줌 코비5와 같은 간판 농구화와 비교하면 엉성해 보일 수 있다. 단지 발이 신발 안에서 움직이지 않게 하는 정도이며 힐 슬립만 겨우 면한 수준이다. 신발의 구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핏팅이 만족스럽지 못하니 신중한 사이즈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이즈 선택만 잘 한다면 큰 문제없이 신을 수 있을 것이다.

9만9천원짜리 로우컷 모델이라면 관심도 두지 않을 사람들이 이 모델을 알고 있는 이유는 줌 스피드 로우가 드림 시즌의 솔 유닛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모델에서 솔 유닛을 재활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5만원의 간격을 두고 솔 유닛을 재활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드림 시즌과 마찬가지로 줌 스피드 로우는 루나라이트 폼과 줌-에어를 가지고 있으며 중창의 질감이 부드럽고 가벼워 이 가격대에서 접할 수 없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드림시즌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충격흡수는 평범하지만 가볍고 부드러운 중창이 인상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며 루나라이트 폼을 내장한 앞축은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안정감이 있다. 신발의 장점이 모두 중창에 쏠려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중창은 지나치기 힘든 유혹이다.

중창은 드림시즌과 100% 같지만 아웃솔에는 차이가 있다. 날이 바짝 선 드림 시즌의 아웃솔 패턴과는 다르게 같은 XDR임에도 드림 시즌보다 다소 부드럽다. 드림 시즌에 비해 다소 부드러운 아웃솔 패턴이 접지력을 감소하게 만들 수는 있으나 부드러워진 만큼 접지력은 더 좋아졌다. 단단하고 얇은 아웃솔이 제 능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드림 시즌도 마찬가지였지만 줌 스피드 로우의 아웃솔은 첫날부터 훌륭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드림 시즌보다 다소 부드러워졌다고는 하나 호락호락한 수준은 아니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부의 흰색 부분의 마모는 빨리 나타나는 편이다.
접지력은 수준급이지만 안정감은 가격대에 어울리는 수준이다. 힐 카운터가 있으나 장식품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뒤꿈치를 고정하거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발목의 높이도 줌 코비4보다 낮은 진짜 로우컷이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로우컷의 단점과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가격대에 충실한 수준이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KBL 선수들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로우컷이 득세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0만원 아래의 가격으로 아쉬움은 있지만 상위 레벨의 성능을, 특히 쿠셔닝을 접할 수 있는 모델은 많은 예산을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과거 줌 레전드 로우가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줌 스피드 로우도 입소문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줌 스피드 로우를 완성도 높은 모델이라고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만약 드림 시즌의 솔 유닛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솔 유닛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저가형 농구화이자 보급형 농구화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드림 시즌의 솔 유닛이 신발을 살렸다. 보통 줌 스피드 로우와 같은 저가형 농구화는 극도로 간결한 농구화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드림 시즌의 솔 유닛을 사용하여 소위 말하는 KBL 취향의 사람들에게 먹힐만한 특징을 갖게 되었다. 줌 스피드 로우는 핏팅이 평균 혹은 그 이하지만 오로지 솔 유닛만을 보고 신을만한 농구화이다. 또한 줌 코비4 라인의 우산 속에서라면 비교적 만족스럽게 신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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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to “ZOOM SPEED LOW X”

  1. nervana4

    다른 컬러라면 좀 이뻐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ㅎ
    솔유닛 재활용이야기는 아디다스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흥미롭네요
    설포의 재활용도 그렇고 ㅎㅎ

    리뷰 댓글 1위 영광!ㅎㅎ

  2. 로우컷 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꼭 나오는 부분이
    사이즈를 딱 맞게 신어야 된다는 점이군요.

  3. 타바스코

    힐슬립 부분은 아쉽네요..

    농구화의 기본은 힐의 고정 인데…

    디자인은 참 깔끔한데 말이죠~

  4. 이상혁

    쉽게 지갑이 열릴놈은 아닌듯해요

  5. 용춤

    힐슬립 부분은 아쉽네요(2)

    갠적으로 로우컷을 절대 믿지 않아서;;

    그냥 평상시에 신고 다니는 정도로 아주 잠깐 생각해 볼듯…

    (혹 나중에 퐈이어 세일하면 훅하고 지를지도 모르겠지만요;;)

    비숑님 리뷰 항상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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